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형 육류 수출업체 JBS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입막음용 금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며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또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의 전 임원들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2014년 대선 당시 연립여당 캠프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까지 나와 사면초가에 몰렸다.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테메르 대통령이다.
이에 따라 지우마르 멘지스 연방선거법원장은 다음 달 6일부터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방선거법원의 7인 재판부가 2014년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리면 테메르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연방의회가 30일 안에 간접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 대행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간접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정국을 수습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현지에서는 개헌을 통한 조기대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면 국민이 새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