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률 상승세를 나타내던 중국 펀드에 제동이 걸렸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24일 상하이 증시는 신용등급 하락 소식에 약세를 보이다 상승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07% 상승한 3,064.08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 넘게 빠지면서 3,020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조금씩 만회했다. 상하이와 선전 시장의 대표 종목을 모아놓은 CSI300지수도 0.63%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정부가 금융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긴축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불안감에 최근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여왔고 이날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며 사흘째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중국 관련 펀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중국 펀드 162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9.44%를 기록했다. 개별국가 단위에서는 인도(17.0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개별 펀드별로도 대다수 펀드가 연초 이후 두 자릿수의 성과를 내고 있다.
수익률은 높지만 자금은 빠져나가는 추세다. 연초 이후 중국 펀드에서는 약 4,59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연초 이후 중국의 자금유출 규모는 브릭스(1,059억), 유럽(4,289억)보다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전체 글로벌 펀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수익률과 자금흐름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블룸버그 등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고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생산·소비·투자 증가세가 꺾이면서 실물경제 회복세가 다소 주춤해졌다는 평가다. 지난 1·4분기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졌으나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용등급 강등은 중국 펀드 투자에 더욱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중국의 부채가 늘어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가운데 재무 건전도가 악화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강등은 미리 예고된 만큼 향후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과 경기둔화 속도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의 둔화 폭이 크지는 않지만 정부가 올해 6.5%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하면서 성장보다는 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주식 시장보다는 규제 강도와 경기 둔화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