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 2015년 2월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나 제련소 전경. 연간 180만톤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알루미나 공장으로 산업설비 플랜트 분야에서도 현대건설의 시공 능력과 기술력을 입증한 공사로 꼽힌다. /사진제공=현대건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주역에서 글로벌 건설업계 리더로.’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탄생해 6·25전쟁의 폐허를 복구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현대건설이 25일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주역이 되다=광복 직후, 그리고 전쟁 이후 복구사업에 적극 뛰어든 현대건설은 폐허 위에 국토의 핏줄인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고 건물을 세우며 국가 재건에 힘을 보탰다. 1960년대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맞춰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주도했으며 춘천댐(1964년) 및 소양강 다목적댐(1973년)을 준공하면서 토목공사 기술을 발전시켜나갔다.
서산간척사업은 현대건설의 상상력과 불굴의 의지, 도전정신이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여의도의 30배, 남한 면적의 1%에 달하는 땅을 새롭게 만들어낸 이 사업의 방조제 물막이공사에서 고(故) 정주영 회장이 대형 유조선으로 물 흐름을 막고 주위의 흙과 버력으로 물을 막는 방법을 제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강교량 중에서도 가양·성산·양화·서강·마포·한강·한남·성수·잠실·마곡·암사대교 등 11개를 건설했다. 이 같은 기술력과 시공경험으로 해외에서도 다수의 초장대교를 시공하고 있다.
원전 건설에서도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해 국내 가동 중인 25개 원전 가운데 15개 원전의 시공에 참여했으며 2009년 대표 시공사로 국내 원전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우리나라를 원전 수출국 반열에 올렸다.
◇전 세계 59개국에 ‘대한민국 건설의 혼’을 심다=현대건설은 고속도로 건설 경험이 전무한데도 1966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현재까지 59개 국가에서 821건의 프로젝트(총 해외수주액 1,227억달러)를 수행했다. 국내외를 합쳐 모두 3,600개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며 오일머니의 중요성을 인식한 현대건설은 1976년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수주하며 글로벌 건설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 공사에서 모든 자재를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고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톤짜리 철구조물을 한계오차 이내로 설치해 발주처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
2005년 완공한 이란 사우스파4·5단계는 완공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 최대(16억달러)다. 2009년에는 사우디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을 준공했고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대규모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에 도전해 2011년 말 카타르 GTL을 완공했다.
◇현대차그룹 편입…100년 준비하는 ‘글로벌 리더’로=현대건설은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의 일원으로 합류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시장 다변화, 공종 다각화에 힘쓰며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여나가고 있다. 특히 과거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외형성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을 세우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연간 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13년 해외 수주누적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2016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현대건설은 신흥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며 새로운 신규 수요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2011년 이후 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유럽 등지의 11개국에 새롭게 진출해 글로벌 건설 지형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룹 중장기 비전과 건설 부문 중장기 추진 전략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 인재양성, 해외시장 다변화,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진정한 엔지니어링 기반의 글로벌 건설리더로서 자리매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