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0.304(이하 처분가능소득 기준)를 기록해 전년보다 0.009 증가했다. 지니계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소득 불평등 정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지난 2012년 0.307을 기록한 후 4년 만에 최악이다. 기초연금 등 공적지원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나쁘다.
이런 추이는 상위 20% 계층(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5분위 배율은 5.45배로 전년의 5.11배보다 0.34배 포인트 증가했다. 중위소득 50% 이하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상대적 빈곤율도 더 악화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14.7%로 전년도의 13.8%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그만큼 소득이 낮은 계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소득 5분위 배율과 상대적 빈곤율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 둔화 등으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줄면서 지니계수 등 모든 분배지표가 악화됐다”며 “특히 임시·일용직 감소, 자영업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저소득층의 소득은 전 소득 분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에 가구원 수를 곱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보면 1분위만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반면 5분위는 2.8%, 4분위는 1.9%, 3분위는 0.9% 늘었고 2분위는 0.0%로 보합세를 보였다. 이는 1분위가 다수인 임시·일용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데 지난해 4·4분기에만 전년 대비 10.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자 유입에 따른 영세 자영업자의 경쟁 심화도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프리랜서 등 1인 자영업자)는 지난해 4·4분기에 9만6,000명 늘었다.
실질소득 감소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4분기 월평균 소득은 459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1.2% 줄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 각각 0.0%로 보합세를 보인 후 3·4분기 -0.1%, 4·4분기 -1.2%, 올해 1·4분기 -1.2%로 3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실질소득이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2008년 4·4분기~2009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득불균형 해소에 정책의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등 소득창출기반을 강화하겠다”며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노후소득 보장 강화 등으로 저소득층 소득증대 및 격차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