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자퇴한 모교인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25일(현지시간) 축사를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AF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하버드대 중퇴 후 13년 만에 모교에 돌아와 졸업생들을 만났다. 저커버그 CEO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후배들에게 사람들이 모두 목적의식을 갖도록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25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시의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졸업식 축사에 나선 저커버그 CEO는 “이 연설을 마친다면 하버드에서 뭔가를 제대로 끝낸 첫 번째 일이 될 것”이라고 서두를 뗐다. 그는 “우리 세대의 도전 과제는 모든 사람이 목적을 갖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목적은 진정한 행복을 창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무언가 할 일이 있었더라면 자신의 삶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소년원 아이들과 마약 중독자들을 봤다”면서 “스스로 목적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타인을 위한 목적을 창조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커버그 CEO는 기회의 불평등이 목적의식의 고취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요즈음은 빈부 격차가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총생산(GDP) 같은 경제 지표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지가 진보의 척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의 평등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로 기본소득제 도입, 평생교육 시스템 확충 등을 제안했다.


저커버그 CEO는 목적의식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세계화의 부작용을 꼽기도 했다. 그는 “(세계화의 심화로) 고립주의적 압력이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작은 공동체부터 형성해 유대감을 느끼게 한다면 세계화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사람들이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커버그 CEO의 연설에 대해 대부분의 미 언론은 “미국의 비전을 보였다”며 높게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부 언론들은 연설 내용이 상당 부분 기본소득제 등 정치적 문제에 치우쳤다며 그가 부인하고 있는 정계 진출 가능성을 또다시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로 올해 33세인 저커버그 CEO는 하버드대의 366년 역사상 최연소 졸업 축하 연설자가 됐다. 지난 2004년 페이스북을 창업하며 하버드대를 자퇴한 저커버그 CEO는 이날 하버드대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어머니, 제가 학위를 따기 위해 학교에 돌아갈 거라고 항상 말씀드렸죠?”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마크 저커버그(왼쪽)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케임브리지=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