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테러리즘' 강조한 라마단 성명…무슬림 거센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라마단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테러리즘을 유독 강조해 이슬람교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라마단의 정신은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추구하며, 가난이나 분쟁으로 고통을 받는 이를 돕는 우리 의무에 대한 의식을 고취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영국과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언급하며 “라마단의 정신에 전적으로 반하는 타락한 행동은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비정상적인 관념을 패배시킬 수 있도록 우리의 결의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테러리즘을 수차례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성명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조지 W.부시 당시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라마단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리즘이나 폭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 내 수백만 명이 이슬람교도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자선과 자비, 평화 등 이슬람 신념에 관해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라마단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이슬람의 신념을 강조하며 미국 무슬림을 축복했을 뿐 테러리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주민과 난민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슬람교도를 테러리즘과 결부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당장 미국 내 이슬람교도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슬람교도인 샤디 하미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미국 이슬람교도들이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나쁜 것과 연관돼 규정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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