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받쳐준 P2P 대출 증가세 =이 씨는 “일반 예·적금은 금리가 적고 부동산 투자는 초년병으로서는 접근하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노리고 적은 돈을 굴리기에 P2P 금융이 적합하는 설명이다. 이 씨가 P2P 금융을 통해 굴리는 돈은 약 1,100만원 가량이다.
P2P 대출의 개념은 이렇다. 돈을 빌리고 싶은 사람이 중개업체에 신청하면 중개 업체는 대출희망자를 나름의 기준으로 심사한뒤 안정성이 어느정도 보장된다면 공개 자금공여자를 모집한다.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P2P금융업체에 가입한 뒤 홈페이지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수익률은 상품에 따라 5~19%. 일반 대출과 같이 만기가 있다.
다만 업계와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대한 환상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실제 P2P업체에서 수익률을 18%라고 제시하더라도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하면 13~14% 안팎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제시 수익률이 10% 이하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 상품에 따라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아닌 수익액 관점에서 투자 목표를 짜라는 조언도 나온다. P2P 업체에서 제시하는 수익률은 연환산 수익률이기 때문에 만기가 1년에 못 미칠 경우 수익액은 기대와 다르다. 예를 들어 6개월 만기, 10% 수익률을 제시하는 대출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할 경우 만기가 왔을 때 얻는 수익은 10만원이 아닌 5만원이다. 투자한 돈을 만기 이전 중도 상환 받을 경우에도 수익률은 그대로지만 수익액은 목표에 못 미치게 된다. 이 씨의 경우에도 첫 투자에서 200만원을 빌려줬지만 조기 상환이 이뤄지면서 실제 얻은 이자수익은 단 3,800원이었다. 이에 목표 수익을 채우기 위해서는 곧장 다른 상품으로 재투자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신용대출부터 귀금속 담보대출, 진화하는 P2P 상품=P2P업계에는 국내 대출 시장에서 중금리 대출 이라는 영역을 개척했다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 평균 24%대의 고금리와 5% 이하의 저금리로 양분화된 국내 제도권 대출시장에서 사잇돌 대출이나 인터넷은행보다 빨리 중금리를 본격 활용한 업종이 바로 P2P 대출이라는 것이다.
업계가 취급하는 상품 영역은 신용대출을 넘어 귀금속 담보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 시설 확장 대출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상품선택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실제 P2P 대출이라도 업체에 따라, 상품에 따라 위험도와 그에 따른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의 경우 부동산 PF대출에 특화 돼 있다. 또 최근에는 후순위 대출도 취급하며 고위험 고수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P2P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이용해 재정이 탄탄한 업체에서 일부러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않고 P2P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도 나온다. P2P금융기업 미드레이트와 펀디드는 지난 26일 청담동의 한 라운지클럽의 투자상품을 출시했다. 이동영 펀디드 공동대표는 “최근 법인을 위한 대출상품은 자금 조달뿐 아니라 마케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며 “P2P금융플랫폼의 규모가 커진 만큼 펀딩 진행 시 브랜드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고, 리워드를 통해 고객이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급등하는 대출 규모, 연체율도 올라=전문가들은 다만 P2P대출의 본연이 금융인 만큼 외연이 급속히 확장되는 것과 비례해 리스크도 커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P2P 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회원사 평균 연체율은 0.73%였다. 지난 11월 말 연체율 0.35%와 비교하면 연체율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만큼 추후 부동산 경기 역시 연체율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2P금융협회는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협회에 등록된 업체에 투자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승행 P2P금융협회 회장은 “협회의 경우 자체 기준을 두고 2회 이상 경고를 받은 업체를 탈락시키거나 가입 할 때도 운영상황을 점검한 이후 가입하기 때문에 자체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