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지점에서 문 회장의 과감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당시 아무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상위 1%를 타깃으로 하는 고급 주택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서 그간 부산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고급 주택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는 시장 조사를 통해 경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부산에도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문 회장의 판단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그는 “땅의 가치에 걸맞게 상품 설계를 다시 해 최고급 주거 시설을 선보였으며, 이후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는 등 센텀시티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예상대로 대우월드마크센텀의 가치도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MDM은 대우월드마크센텀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종잣돈으로 삼아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또 한국자산신탁(123890)을 인수하는 등 종합부동산회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처럼 부산은 MDM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도시다. 첫 프로젝트인 대우월드마크센텀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로 성장한 MDM이 10년 만에 다시 부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번에는 광안리다. MDM은 최근 광안리에 위치한 이랜드 소유의 땅을 약 400억원에 사들였다. MDM은 이 부지에 고급 주거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문 회장은 “광안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는 땅”이라며 “최근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풍광이 좋은 곳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아 고급 리조트형 주거 시설 약 350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