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홍서영 “행복했던 ‘그거너사’…나는 복 받은 사람”

“안녕하세요” 웃으면서 인사하는 배우 홍서영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때 묻지 않은 해맑음’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막 연기에 뛰어든 홍서영을 위한 것이었다.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를 거쳐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까지. 아직 내세울 만한 필모그래피는 겨우 두 작품밖에 되지 않지만, 그녀가 대중에게 남긴 인상은 강렬했다. 신인임에도 대형 창작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홍서영은 데뷔와 동시에 ‘김준수의 그녀’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것이다. 당시 경쟁률은 무려 400:1.

사진=조은정기자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공연계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홍서영은 드라마 ‘그거너사’를 통해 안방극장 점령까지 나섰다.

“마지막 ‘그거너사’ 팀 사람들과 헤어질 때 ‘행복했습니다’라고 말을 했는데, 저는 말이 너무 슬펐어요. 배우들과 촬영하면서 행복했는데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엄밀히 말해 ‘그거너사’의 성적은 그리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홍서영에게 있어 ‘그거너사’는 무척이나 특별하고도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다. 첫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했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앞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거너사’는 처음 하는 드라마이기도 했고, 그래서 더 정이 많이 갔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함께 했던 배우들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질 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직도 촬영장에 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종영 이후 감독님이나 박지영 선배님, 촬영감독님께 연락을 드리기도 했어요. 뜬금없이 생각이 나서요. 반응이요? 허허허 웃으시더라고요. (웃음)”

‘그거너사’의 무엇이 홍서영을 그리도 행복하게 해 주었을까. 이에 대해 궁금해 하자 홍서영은 “힘든일이 있어도 촬영 장 안에서 투정을 부리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답했다.

사진=조은정기자
“정말이지 촬영장 안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웃는 얼굴이었어요. 또래 친구 배우들 중 투정을 부리는 이가 하나도 없었죠. 저희가 미숙한 부분도 많은데, 선배님께서도 그에 대해 뭐라고 하시기보다는 예쁘게 다듬어 주시고 알려주셨고요. 특히 젊은 배우들 사이 합이 좋았어요. 많아도 3~4살 차이이다 보니 촬영장에서 친구처럼 이야기도 하고, 단체톡도 하고 수다도 많이 떨었어요. 그래도 ‘그거너사’ 팀에서 가장 친하게 지낸 사람은 아무래도 같은 나이또래인 조이였죠. 하하.”


홍서영은 함께 작업 했던 배우 이현우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현우 오빠를 통해 배운 것이 많아요. 연기하는 방법이라든지 드라마 쪽 용어도 많이 배웠지만, 제가 제일 많이 배운 건 바로 태도였어요. 바쁜 스케줄에도 늘 웃고 계셨고, 본인도 힘드실 텐데 그럼에도 늘 다른 사람들을 챙기는 걸 잊지 않더라고요. 제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기분 나쁘지 않도록 장난스러우면서도 은근슬쩍 알려주시는데 신인인 저로서는 무척 감사했어요. 오빠와 함께 촬영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방법을 알게 됐죠.”

홍서영은 “저는 복이 터진 것 같다. 작품 복도 있는데 사람 복도 있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저는 첫 데뷔가 뮤지컬인데 상대배우가 무려 김준수 선배님이였어요. 심지어 최재웅 선배, 박은태 선배 등 정말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그것만으로도 복 받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드라마에서도 이현우 오빠랑도 붙고, 이정진 선배와 박지영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하게 됐죠.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 그 부분이 잘 메꿔주실 수 있는 선배들과 함께 하게 돼서, 무척이나 든든했어요. 덕분에 촬영장 가는 것이 행복이었죠.”

사진=조은정기자
홍서영은 ‘그거너사’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60점이라는 점수를 주었다. 아직 연기적인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촬영장에서의 행복지수는 100%가 넘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드라마에 임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이 모든 스태프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누가 되지 않았으면 했어요. 될 수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었죠. 다른 부분은 몰라도 관계적인 측면은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다행히 잘 마친 것 같아요. 이제 연기적인 부분을 보충해서 나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번이나 “촬영장이 행복했다”며 촬영장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늘어놓는 홍서영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해 보였다. 홍서영에게 혹시 촬영장에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장난스럽게 웃으며 “있다”고 답했다.

“이번 크루드플레이의 오빠 중에 한 명이 제 나이를 모르고 저에게 존댓말을 쓰시더라고요. 그래서 말 편하게 하라고 했더니 ‘아마 누나이실거에요’라고 당연하게 말하셔서 ‘아 저보다 어린 사람이 있구나’는 생각이 들어서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았더니 저보다 오빠이시더라고요. 이후 사석에서 화장을 진하게 안 하면 제 나이로 보이고 얼굴이 달라보인다며, 머리를 기르라고 조언해 주시더라요. 어려 보인다고. 뭐 그래도 어떻게 보면 얼굴이 다양하다는 뜻이니, 배우로서 좋은 장점이라 생각하려고 해요. 하하.”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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