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최저가 출혈경쟁 1년 엇갈린 성적표] 이마트몰 달리는 데 쿠팡은 뒷걸음질

■이마트몰
年 25% 고성장 … 올 매출 1조 무난
적자폭 줄이며 그룹 내 효자 등극
■쿠팡
2년째 적자 투자금 10억弗 소진
쿠팡맨 임금·정규직 갈등도 악재



지난해 온라인몰 시장 패권을 두고 최저가 경쟁을 펼쳤던 이마트몰과 쿠팡의 운명이 1년 만에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몰은 쿠팡과의 대결 구도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 그룹 내 최대 유망 사업으로 떠오른 반면 쿠팡은 대규모 적자와 실적 성장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이마트몰 매출은 2,4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948억원)보다 25.2% 증가했다. 2·4분기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액(8,386억원)이 2015년(6,626억원)보다 26.6% 늘었음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이마트몰의 매출 증가세가 현 추세로 이어질 경우 올해 이마트몰의 연간 매출액은 목표치인 1조원을 무난히 넘게 된다. 1·4분기 영업적자도 38억원에 그쳐 지난해 1·4분기(124억원 적자)의 30% 수준까지 줄었다. 이마트몰은 현재 그룹 내 최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마트몰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5,20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후발주자인 쿠팡(3,485억원)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 로켓배송 등 각종 파격적 혁신으로 무장하고 나오면서 2015년부터는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이같은 위기 속에서 나온 특단의 전략이었다. 이마트몰은 모기업 오프라인 채널의 안정적 지원 속에 기저귀부터 컵라면까지 25개 품목을 잇따라 최저가에 선보이며 쿠팡과 출혈 경쟁을 펼쳤고, 결국 손실보다 더 큰 모객 효과를 누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쿠팡은 최저가 맞불 경쟁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1조9,159억원)은 2015년(1조1,337억원)에 비해 69% 증가했지만 내부 기대치였던 2조~3조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지난해 1·4분기 매출이 4,500억원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4분기 내내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

더구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5,653억원)는 2015년(5,470억원)보다도 더 늘었다.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지만 단 2년 만에 2015년 6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10억 달러(한화 약 1조1,200억원)를 모두 소진한 것은 충격이라는 업계의 반응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쿠팡맨 임금지급·정규직 전환 갈등과 쿠팡맨 수 부풀리기 의혹, 헨리 로 물류담당 수석부사장 경질설 등 각종 구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위태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015년 공언한 택배 기사 2년 내 1만 5,000명 채용도 결국 공수표로 끝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현 추세대로 갈 경우 충성고객을 발판으로 한 쿠팡의 독보적 지위는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때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이마트몰은 모기업 지원에 힘입어 약진하고, 유통벤처의 신화를 썼던 쿠팡은 투자 여력 부족 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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