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푸틴, 시리아문제 등 견해차 재확인

마크롱 “화학무기 사용시 즉각 대응…시리아, 민주주의로 이행해야”
푸틴 “서방의 러시아 제재 사태해결 도움 안돼…佛 대선 개입한 적도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에서 만나 기자들을 향해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격돌했다. 북핵, 대 테러 공조강화, 체첸공화국의 동성애자 탄압 문제 등에서는 의견이 대체로 일치됐지만 우크라이나 문제와 시리아 정권의 성격 규정 등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들에선 기존의 주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프랑스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 궁에서 푸틴과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든 간에 그런 사실이 확인되면 프랑스는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면서 화학무기 사용이 마지노선이라고 언급했다. 또 시리아 정부가 민주주의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실패한 국가가 되도록 내버려둘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에 대처하려면 정부를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며 알아사드 정권의 배후를 자처해온 기존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도중 러시아를 방문한 마린 르펜 전 국민전선(FN) 대표와 장시간 면담을 한 일에 대해 “그쪽에서 요청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프랑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의 승리를 예견하는 여론조사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는 프랑스 대선에 개입하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캠프 홈페이지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국영언론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가 대선에서 자신에 반대하는 선전 기관같이 행동했다”고 비판하고 “두 언론사가 가짜 뉴스를 전파했기 때문에 캠프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도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갈등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경제를 제한하는 조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자회담 틀 내에서 하루빨리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러시아가 갈등해온 대표적인 난제 중 하나로, 프랑스와 독일 등 EU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대 러시아 제재를 단행해 이 제재를 지금까지 확대·연장해 왔다. 현 제재는 오는 9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가 유럽 농산물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로 맞서면서 프랑스 농가도 타격을 입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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