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더 이상 작은 차가 아니었다. 근육질 몸매의 차체와 넓은 실내 공간, 좀 더 SUV에 가까워진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인천시 영종도 일대에서 달라진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을 타봤다. 미니만이 가진 재미에 실용성까지 더해져 팔방미인 같은 면모가 돋보였다.
2세대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이 국내에 출시됐다. 미니 컨트리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UV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차다.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만이 가진 통통 튀는 매력에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미니 컨트리맨은 글로벌 시장에서 54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미니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치다. 미니 컨트리맨은 국내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1세대 모델은 지난해까지 1만 1,039대가 판매 됐다. 2014년 한 해에만 2,248대가 팔려 미니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1세대 미니 컨트리맨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미니는 더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 먼저 공개된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자녀를 둔 가족단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족 시킬 만큼 넉넉하고 고급스러워졌다.
국내 시장에 나온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쿠퍼 D, 쿠퍼 D ALL4, 쿠퍼 SD ALL4 등 3종이다. 봄비 내리던 4월 중순, 최상위 모델인 더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ALL4(이하 더 뉴 미니 컨트리맨)를 타보았다. 인천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를 출발해 왕산마리나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58km 코스를 달리는 동안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의 달라진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오프로 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만난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더 이상 ‘미니’가 아니었다. 차량을 처음 본 순간 커진 덩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299mm, 폭 1,822mm, 높이 1,557mm로 1세대 모델보다 각각 199mm, 33mm, 13mm 늘어났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670mm로 늘어 준중형 SUV인 기아 스포티지, 현대 투싼과 동일한 수준으로 커졌다.
미니는 귀여운 외관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해왔다. 반면 미니 컨트리맨은 각진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떡 벌린 커다란 공기 흡입구가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풍긴다. 몸매 역시 울퉁불퉁 근육질로 다졌다. 얼핏 봐선 1세대 모델과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차체 곳곳을 손봐 더욱 강인한 모습을 연출했다.
‘미니’다움을 잃지 않은 실내.
겉모습과 달리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하면 미니의 느낌이 가득하다. 차량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모두 둥글고 귀엽다. 우선 도톰한 운전대에 붙은 날개 모양 미니 로고가 운전자를 반긴다. 그 너머로 보이는 동그란 계기반과 센터페시아에 자리 잡은 커다란 원형 컬러 모니터, 작은 봉 모양의 토글 스위치가 미니임을 알리고 있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여기에 소소한 재미까지 더했다.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8.8인치 컬러 모니터 테두리에 LED를 장착해 주행 모드마다 색깔이 달라지게 만들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 건 기분 좋은 변화였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모두 전동으로 자세를 조정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앉아보면 덩치의 변화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성인 3명이 함께 탑승하기엔 여전히 비좁지만, 키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무릎 공간이 여유로워졌다. 뒷좌석을 앞뒤로 밀고 당기고 등받이 각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편안한 탑승자세를 잡을 수 있는 옵션이 생긴 셈이다. 트렁크 용량은 450 리터다. 뒷좌석은 40대 20대 40 비율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좋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390 리터까지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아래 공간에 발을 넣는 동작만으로 손쉽게 트렁크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뒷좌석은 40대 20대 40 비율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좋다.
무릎 공간이 여유 있는 뒷좌석.
최상급 모델인 더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ALL4는 커진 차체만큼 엔진 성능도 대폭 좋아졌다. 4,000rpm에서 최고출력 190마력, 1,750~2,500rpm에서 40.8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강력해진 엔진과 함께 8단 스포츠 스텝트로닉 변속기도 달아놓았다. 미니코리아 측은 힘이 세진 엔진과 8단 스포츠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만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4초 만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주행에 맞추기 위해 운전대에 수동으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도 달아놓았다.
시동을 걸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미니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육상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가벼우면서도 힘이 넘쳤다. ‘부우웅~’하는 소리가 즐겁게 전해지면서 탑승자를 좌석 등받이에 밀착시켰다. 1,750rpm에서 나오는 최대토크는 부드럽지만 충분하게 힘을 발휘했다. 가속구간에서 속도를 올리자 성인 3명이 탑승했음에도 가뿐하게 도로를 움켜쥐며 달려나갔다. 경쾌하게 이어지는 가속감이 수준급이었다. 기어 변속도 매끄럽게 이뤄졌다. 8단 변속기는 도심 주행에서 엔진 회전을 낮춰 달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주행 모드를 바꾸면 차량 성격이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선 4,500rpm까지 최대토크를 이어나가도록 세팅을 해놓았다. 미니다운 즐거움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회전 감각 역시 영락없는 미니였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빠르게 응답하는 모습이 코너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조금 뒤뚱대던 1세대 모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승차감이 고급스러워졌다. 일부에선 미니 컨트리맨이 너무 물러진 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했음에도 코너를 돌아 탈출하는 운동 성능은 놓치지 않았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이 성숙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승 중 오프로드 주행도 체험할 수 있었다. 1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사륜구동 시스템 ‘ALL4’를 달고 있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ALL4 시스템을 기존 전기·기계식에서 전기·유압식으로 바꿨다. 미니코리아는 그 덕분에 사륜구동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궂은 날씨였다. 시승하는 동안 비가 내렸고 바람도 거셌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일반 세단이 진입할 수 없는 질척이는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웅덩이 경사지, 철길, 좌우 경사로 코스 등을 거침 없이 통과하는 동안 더 세진 차체 강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좌우, 위 아래로 흔들리는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삐걱대는 소음조차 내지 않았다. 웅덩이 경사지를 통과할 때 바퀴 하나가 공중에 완전히 떴다. ALL4 사륜구동 시스템이 지면에 닿아 있는 다른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가볍게 빠져 나갈 수 있었다. 좌우 경사로 코스에선 35도 각도의 왼쪽 경사로 위쪽을 타고 올라 차체가 오른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빗물로 경사로 바닥이 미끄러워진 상태였지만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무게 중심이 낮은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이기에 가능한 주행이었다. 오프로드 주행 중 8.8인치 컬러 모니터에는 그래픽으로 구현한 더 뉴 미니 컨트리맨과 하트 모양의 심장 박동이 떠올랐다. 험로 주행을 할수록 그래픽에 나타난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의 바퀴는 점점 커졌고 심장 박동수도 올라갔다. 이런 작은 요소들이 미니를 타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 브랜드 최초로 전방 추돌 경고 장치인 ‘액티브 가드’를 전 라인업에 적용했다. 앞에 있는 물체와의 충돌 위험이 감지됐을 때, 디스플레이 표시와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충돌 위험을 알려준다. 시속 10~60km 속도에선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는 등 안전성도 강화됐다.
2세대로 진화한 미니 컨트리맨은 한층 고급스럽고 여유로워졌다.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변했지만, 미니만이 가진 매력을 잃지 않고 있었다. 더 뉴미니 컨트리맨의 가격은 4,340만~5,540만 원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