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세계일주 20년 맞은 강동석씨 "도전은 최고 스펙이자 삶의 밑거름"

21세에 한국인 첫 항해 도전
42개월 만에 대장정 성공
히말라야 등정·북극 탐험도
2005년부터 美 FRB 근무
젊은이들 쉬운 길만 찾지 말고
꿈 향해 달릴 기회 만들어야

강동석씨 /송은석기자
“도전은 외롭고 힘든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하지만 결실은 삶의 밑거름이 됩니다.”

‘도전 전도사’ 강동석(48·사진)씨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젊은이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으로 ‘도전 정신’을 꼽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에서 자아와 삶의 지향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씨는 지난 1997년 홀로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에 성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005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은행(FRB) 샌프란시스코지부 감사팀에서 근무 중인 강씨가 바쁜 시간을 쪼개 한국에서 강연을 펼친다. 경험을 통해 깨달은 도전 정신의 중요성을 국내 젊은이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강씨가 도전이라는 한 단어로 강연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단연 그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도전과 모험의 시작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1세 나이로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해 화제가 됐다. 이어 1994년에는 1974년에 제작된 4톤급 요트 ‘선구자 2호’에 몸을 싣고 거친 파도와 외로움을 견디며 한국계 최초로 요트 세계 일주 항해에 성공했다. 항해 거리 7만3,000㎞에 42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1999년에는 히말라야 브로드피크에 올라 화제를 남겼다. 브로드피크는 해발 8,047m의 세계 제12봉이다. 6년 뒤인 2005년에는 박영석 대장의 그랜드슬램 북극 탐험에 동행했다.


강씨는 “세계 일주 당시 적도 인근의 한 무풍지대에서 일주일을 기다린 적도 있다”며 “당시 얻은 인내심이 삶의 자산이 됐다”고 회상했다. 사회생활을 거듭하면서 마주치는 역경을 그때의 기억을 곱씹으면서 견뎌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강씨는 역사학과 출신으로는 드물게 2001년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에 입사했다. 3년 뒤에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를 취득했고 그 이듬해 미국 FRB에 입성했다.

그는 “딜로이트나 FRB 입사 인터뷰 때 세계 일주 등 그동안 쌓은 도전의 기록들이 합격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주춧돌이 됐다”며 “해마다 한국을 찾아 강연을 펼치는 이유도 젊은이들과 경험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연중행사로 한국을 찾아 해군사관학교를 비롯한 대학교와 고등학교 등에서 강연하고 있다. 세계 일주 20년을 맞아 28일 한국을 다시 방문한 이유도 초청 강연에 응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도 그의 수첩에는 강연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강씨는 “강연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눈에서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다”며 “그만큼 입사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훈을 얻기 위한 도전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무원이 꿈이라고 할 정도로 쉬운 길을 찾는 한국의 일부 젊은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아울러 “취업이 아닌 꿈을 향해 달릴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쉬운 길보다는 힘들고 험한 길이 값진 경험이자 삶의 밑거름으로 더 꿈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이 스스로 꿈을 위해 도전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도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점”이라며 “앞으로 10~20대가 스스로 삶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도전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강연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