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이화여대 신임 총장 /연합뉴스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의 주인공 정유라가 한국으로 체포된 날, 이화여대는 신임 총장을 맞았다. 31일 이화여대는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강당에서 창립 131주년 기념식 및 김혜숙 제16대 신임 총장 취임식을 가졌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정유라 입학 특혜·학사관리 비리로 최경희 전 총장이 지난해 10월 19일 불명예 퇴진한 이후 225일 동안 비어 있던 총장 자리가 마침내 채워졌다. 김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난해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가 이화에 보인 신뢰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에 사과한다”고 전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특검 수사가 본격화 된 이후 이대 구성원들은 지난 2월부터 새 총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소통’이 화두로 등장한 만큼 이사회는 이례적으로 교수, 직원, 학생, 동창이 참가하는 협의체를 꾸려 새 총장 선출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구성원들은 장장 2개월여에 걸친 격론을 벌였다. 막판까지 각 구성원의 투표반영비율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지만, 결선 투표에서 모든 구성원 단위로부터 다수표를 얻은 김혜숙 교수가 총장에 오르면서 ‘이대 사태’에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 총장이 취임한 이 날 정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9월 28일 덴마크 도피 생활을 시작한 지 246일 만에 귀국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에선 입시·학사 특혜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최 전 총장,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의 결심 공판이 예정됐다.
특검팀은 최씨 혐의에 최종 의견을 밝힌 다음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에 나선다. 앞으로 정씨가 검찰 수사에서 하는 말에 따라 이대의 또 다른 비리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대 한 교수는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그때는 먼저 책임지고 사과하고 대응할 우리 총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등 공범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정씨 입시 당시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가 갑자기 신설됐고, 수시원서 접수 뒤 정씨가 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입시에 반영됐고, 학칙을 급거 개정해 정씨에게 유리하게 적용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