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시장조사 기관인 NPD그룹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인들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횟수가 전년 대비 2%(4억3,300만번) 줄어 4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점심시간 풍경이 변하면서 지난해 전체 레스토랑 사업에서 32억달러(3조5,853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 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직장인이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흔한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사치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신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55세 직장인 짐 팍스씨는 “사무실 안 공중전화 박스 옆에서 점심식사를 한다”며 “고객 미팅이 있을 때는 배달음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점심값 8년새 19.5%↑
재택근무 등도 늘어 외식준 듯
점심시간 도시락이나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미국인이 증가하는 이유는 외식비용이 부담스러울 만큼 오른 데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미국 레스토랑들은 지난 수년간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식당 점심의 평균가격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19.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재료 값은 하락하면서 도시락 소비 등 합리적인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미국 농무부가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한 재료로 가정에서 요리할 때 들어가는 미가공 식료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0.5~1.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소비 패턴 변화도 한몫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이 늘면서 자연스레 외식도 줄었다는 것이다. WSJ는 “국내 재택근무 비율이 2003년 19%에서 2015년 24%까지 올랐다”며 “또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쇼핑몰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도 줄었다”고 분석했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