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전지 시제품 사진/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극지, 심해, 우주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베타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극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전력 생산이 가능한 베타전지를 공동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시키는 장치로 태양, 바람 등 외부동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인 Ni(니켈)-63 베타선원에서 방출되는 전자를 반도체에 충돌시켜 생성되는 전력을 사용하며, 별도의 충전 및 교체 없이도 전지의 수명이 50년 이상 유지된다.
단위 질량 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적은 양으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어, 인공 심장 등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분야에 활용할 경우 기존 기기의 수명을 5년에서 20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현재 시제품 제작을 완료한 데 이어, 출력 전력을 보다 더 향상시키기 위한 추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이 정부의 지원을 통해 십수년 전부터 베타전지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러시아 또한 국영회사 로사톰을 통해 Ni-63 기반의 베타전지를 2년 내 생산할 것이라고 지난 2016년 밝힌 바 있다.
손광재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방사성동위원소는 전통적으로 의료 및 산업응용 분야에 주로 활용되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분야를 첨단 에너지원으로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총괄해온 이성호 대구테크노파크 팀장은 “상용화가 완성되면 초소형 전원, 특수 목적용 저전력원 등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