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알 감디 S-OIL CEO "위기일수록 투자…S-OIL의 '성공 DNA'"

취임 후 첫 외부 특강 연세대·고려대에서 진행
2008년·2015년 글로벌 위기 속 대규모 투자
평소 '한국 사랑' 유명…한국 이름 '오수만'
"열정이 기업을 변화…하고 싶은 일에 모든 것 걸어라"

오스만 알 감디 S-OIL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3일 연세대에서 ‘글로벌 석유산업에서의 S-OIL 성공 이유’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제공=S-OIL


“S-OIL은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것이 S-OIL의 ‘성공 DNA(유전자)’입니다.”

오스만 알 감디 S-OI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과 31일 연세대 경영대학과 고려대 전문경영대학원(MBA)에서 잇달아 진행된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앞으로도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S-OIL을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특강은 ‘S-OIL은 어떻게 글로벌 석유산업에서 강자가 됐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알 감디 CEO는 S-OIL의 가장 큰 강점을 “최적의 투자 시점을 찾아내는 통찰력과 과감한 추진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S-OIL의 ‘성공 DNA’라고 규정하면서 현재진행 중인 울산 잔사유 고도화 및 올레핀다운스트림(RUC & ODC) 프로젝트의 예를 들었다. 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며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역설적이게도 석유화학업계가 가장 힘겨운 시기에서 막 벗어난 때로 기억하는 2015년 투자를 결정한 프로젝트다. 2014년 정유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다 이듬해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당시 국내는 물론 해외 정유사들까지 저유가로 인해 투자 예산을 줄이고 투자 계획도 철회하던 때였다. 하지만 S-OIL은 향후 석유화학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휩쓸었던 200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전세계적인 금융 경색으로 경기 후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S-OIL은 오히려 울산 온산공장에 1조3,000여억원 규모의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 투자를 결정했다. 그리고 3년여의 공사를 마친 뒤 2011년 플랜트가 완공됐을 때는 업황이 바뀌어 이곳에서 생산하는 파라자일렌과 벤젠의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그는 또 S-OIL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성공 비결을 6가지로 풀어냈다. 사실 S-OIL은 국내 정유사 중에서는 가장 늦게 출범한 정유사다. 하지만 업계 최초로 고옥탄 휘발유를 출시해 품질 차별화를 이뤄냈고 ‘구도일’ 캐릭터로 대표되는 창의적 마케팅과 함께 적기 투자와 이를 통한 생산능력 확보, 그리고 사우디 아람코와의 시너지가 어우러져 불리한 여건을 극복해 냈다는 것이 알 감디 CEO의 설명이었다. 알 감디 CEO는 “앞으로도 S-OIL의 성공 DNA는 유효할 것”이라며 “세계적 규모의 설비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운영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에서만 25년간 몸을 담았던 알 감디 CEO는 평소 한국 사랑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오수만(吳需挽)’이라는 한국 이름부터 지었으며 올 초에는 개인 돈 9,400만원 가량으로 S-OIL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번 특강 역시 알 감디 CEO로서는 국내에서의 첫 외부 특강이었지만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인생선배로서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감디 CEO는 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졸업 후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분야가 바로 ‘리더십’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특히 알 감디 CEO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열정이 넘치는 인재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에너지”라며 “성공하는 인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열정이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자신의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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