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 테러 배후로 파키스탄 지목

파키스탄, 정면 부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군인과 경찰들이 카불 외교공관 단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외벽이 심하게 손상된 건물 주변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약 90명이 숨지고 아이와 여성을 포함한 460명이 다쳤다. /카불=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이 지난달 31일 카불 외교단지에서 발생한 차량폭탄테러의 배후에 파키스탄을 지목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아프간 정보기구인 국가안보국(NDS)이 1일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탈레반 연계 테러조직 ‘하카니 네트워크’가 테러를 실행했으며 파키스탄정보국(ISI)이 직접적인 지시를 하고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NDS는 이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NDS가 언급한 테러는 지난달 31일 카불의 독일 대사관 근처에서 발생한 것으로 당시 사고로 90명이 숨지고 460여명이 다쳤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 탈레반 부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가 이끄는 무장조직으로, 2011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수차례 테러를 자행해 미국 정부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아프간의 주장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정면 부인하고 나섰다. 나피스 자카리아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도 테러의 희생자이며 아프간 평화와 안정에 가장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관계 악화를 원하는 특정 세력이 파키스탄을 중상모략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은 아프간의 친구이며 아프간이 주도하는 평화협상을 기원하고 기여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프간 크리켓위원회는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키우는 나라와는 어떤 친선 경기도 가능하지 않다”며 오는 7∼8월 파키스탄 라호르와 아프간 카불을 오가며 개최하기로 한 양국 친선 크리켓 시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의 배후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앞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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