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성장률 1% 넘겼지만…서비스업·소비 회복이 열쇠

1분기 1.1% 깜짝성장 이끌었던
수출·건설투자 하반기 위축 전망

우리나라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반 만에 1%대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이 이른바 ‘슈퍼 호황’을 보이며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시에 늘었고 건설투자도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며 경제성장의 큰 축인 내수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2일 ‘2017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 이상 증가한 것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1.3% 성장률을 기록했던 2015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메르스 이후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된 효과였다.


이번 1·4분기 성장률은 수출과 건설투자가 끌어올렸다. 국내 총생산 가운데 수출은 전기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 수출이 마이너스(-0.1%)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최근 세계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IT) 기기의 사양이 높아지며 국내 반도체 수출이 크게 뛴 데 영향을 받았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4.4%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6.8%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8.5%)를 기록했던 토목건설이 1·4분기 12.2% 뛰었고 건물건설(4.9%)도 3분기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인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경기를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내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업(1.7%) 증가율이 최근 30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하반기 분양물량이 줄어들며 부동산 경기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8월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며 대출을 옥죌 경우 부동산 시장은 더 식어 건설투자 증가세가 완화될 수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3%대에 도달하려면 내수에서 민간소비가 받쳐주고, 수출이 활성화되고, 설비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며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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