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톡스업계 쌍두마차인 메디톡스(086900)와 휴젤(145020)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 50만원 시대를 열며 최고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젊어지고 싶다’는 한국인의 욕구를 자양분으로 삼아 코스닥대표 제약주로 발돋움한데 이어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놓고서도 격전 중이다. 최근엔 대형 제약사인 대웅제약(069620)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향후 전개될 보톡스 삼국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 2일 장중 50만원을 처음으로 터치하며 앞서 먼저 50만원 고지를 밟은 메티톡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5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휴젤은 2010년 메디톡스(2006년)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톡스 품목 허가를 받은 업체다. 상장 당시 15만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년 6개월 만에 보톡스 선두주자인 메디톡스를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 2일 휴젤은 49만8,300원에 장을 마치며 메디톡스(53만9,700원)와의 격차를 4만원대로 줄였다. 올 들어 휴젤의 주가는 57.94% 상승했고, 메디톡스는 56.57% 올랐다. 두 종목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종목으로, 3위권인 GS홈쇼핑(23만6,600원)·SK머티리얼즈(19만9,000원)·코오롱생명과학(17만8,500원)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가 코스닥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종목으로 올라설 수 있던 배경에는 젊음에 대한 한국인의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주름 개선 효과가 큰 보톡스가 한국 중장년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고 주식시장에서 화장품주 못지 않은 성장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메디톡스가 미국 제약사의 전유물이었던 보톡스를 지난 2006년에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후 2010년 휴젤, 2013년 대웅제약 등도 제품을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젊어지고 싶다’는 욕구는 전직 대통령이 바쁜 국정 운용에도 비선 의료진에 청와대로 불러 들여 시술을 받았을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톡스 균주를보유한 국가가 소수에 불과하고 진입 장벽도 높아 투자자들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은 보톡스업체의 밸류에이션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보톡스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앞세워 미국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메디톡스,휴젤, 대웅제약 간 삼각 경쟁 구도는 점입가경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보톡스시장 규모는 4조원이며 2020년에는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미국 시장이 2조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국내 보톡스 업체 중 최초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쳤고 최근에는 현지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의 국내 보톡스 시장점유율은 채 10%가 안돼 경쟁사에 뒤처지지만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보톡스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도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현지 파트너인 엘러간과 ’이노톡스‘의 임상 일정과 마케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엘러간은 미국 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보톡스‘의 제조 및 판매업체다. 휴젤 도 미국에서 ‘보툴렉스‘의 임상 3상 시험을 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연내 미국에서 ’보툴렉스‘ 임상 3상이 종료되면 곧바로 미국 허가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세 업체 간 경쟁으로 자체 보톡스 균주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은 물론 향후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