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추경은 애초부터 논란거리였다. 정부는 청년실업과 소득 불균형이 재난 수준에 해당한다며 추경 편성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두 가지 사안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고질병이 추경 같은 스테로이드 주사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음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추경은 원래 본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에 처했을 때 재정을 더 풀어 경기를 자극하자는 데 있다. 일자리 증가는 추경의 결과물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재정 투입의 효율성과 기회비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나라 살림살이가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적자재정 편성은 올해로 10년째다.
추경 편성의 법적 요건은 차치하더라도 국민 혈세로 공무원을 늘리는 것부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세금으로 더 뽑으면 공공 부문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무원 머릿수를 늘리고 복지 지원을 확대했다고 해서 내수가 활성화해 성장동력이 회복될지는 의문이다. 일시적 효과는 있겠지만 민간 부문까지 자극해 일자리 확충의 지속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경직성 인건비 증가가 미래의 부담을 늘려 정작 필요할 때 재정 여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공공 일자리 창출은 추경의 성과가 아니다. 세금을 투입하면 저절로 늘어나니 이보다 쉬운 일자리 만들기는 없을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고용과 소득분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해마다 일자리 추경을 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추경은 투입 재원이 내수를 진작시켜 민간 일자리를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자면 노동시장 개선 등 구조개혁 작업과 경제활력 법안 통과가 병행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