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발발한 영국 테러의 와중에도 연일 골프장을 찾고 트위터로 분란을 초래하며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누구보다 신속히 애도를 표하며 테러 공조를 약속하는 등 테러 사태에 대한 두 정상의 대처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영국 테러에 대해 애도를 표하기도 전에 트위터에서 테러 배후를 이슬람 세력으로 규정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안보를 위해 반이민 행정명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4일 보도했다. WP는 당시 영국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그가 인용한 기사는 공신력 있는 언론의 보도도 아니었다며 “대통령은 사실을 기초로 판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다음날인 4일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설전을 벌였다. 그는 “런던 시내에 경찰이 많이 보여도 불안해하지 말라”는 칸 시장의 말을 일부만 인용해 “7명이 사망한 테러 공격에도 런던 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칸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올리는 트위터 게시물에 반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다”고 대응했다. 무슬림인 칸 시장은 1월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취소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미 언론과 정치계는 아연실색한 모습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충격과 두려움을 몰고 온 테러를 개인적 싸움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으며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테러에 맞서고 있는 시장을 공격해 분란을 초래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가 3~4일 이틀 동안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테러 발생 4시간 만에 “새로운 비극에도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으며 4일 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테러 대응을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 BBC방송은 “마크롱 대통령은 테러에 대해 가장 빨리 대응한 정상 중 한 명”이라며 “세계의 테러 규탄 행렬을 이끈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르몽드는 사건 발생 시점이 토요일 밤이었음에도 기민한 대처가 가능했던 것은 그가 새벽까지 실시간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에 “IS 파견대가 런던을 공격했다”며 이번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했다. 영국 경찰은 배후를 특정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