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섬나, 계열사에 컨설팅·사진 강매 등 492억 횡령 혐의

동업자 종용해 "유섬나의 뜻이다" 압박

유섬나씨가 현재까지 총 492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7일 해외 도피 3년 만에 한국으로 강제송환된 故(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씨가 현재까지 총 492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2013년까지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구원파 신도이자 의사인 하모씨와 함께 운영했다. 유씨는 2004년부터 대표이사를, 하씨는 2009년부터 유씨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회사의 이사는 유 전 회장의 여비서 김모씨였다.

하씨는 관련 업체 다판다 등으로부터 디자인컨설팅 비용을 명목으로 매달 8,000만원을 60차례에 걸쳐 받았다. 하씨는 다판다에 총 4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앞서 기소됐다. 그 공범이 유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씨는 2015년 1심에서 징역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풀려났다. 당시 재판부는 하씨가 유씨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유씨는 2009년 다판다 측과 계약을 체결할 때 사전 협의 없이 불쑥 찾아갔으며 계약금액 또한 유씨의 지시로 책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씨는 다판다 대표에게 “유섬나의 뜻이니 매달 8,000만원을 지원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하씨에게 “다판다에 매년 5~6월 진행하는 할인행사 홍보물 제작과 6월 금수원에서 열리는 판촉행사 시설물 설치를 우리 회사에 의뢰하게 해 매달 8,000만원을 받게 해라”고 지시했다. 다판다 대표가 무리한 요구라며 거절하자 유씨는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계속 찾아가라”고 하씨를 독촉했다. 유씨는 하씨를 주식회사 세모의 대표에게도 보내 상시 컨설팅 명목으로 67차례에 걸쳐 총 43억원을 챙겼다.

2011년 유씨는 유병언의 사진 작품을 제작한 미국 아해 프레스 INC의 해외사업에 필요한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로부터 사진값 건급금 명목으로 67억원을 지원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한 세트당 240여만원에 제작한 유병언의 사진 작품집 ‘아해 컬렉션’을 개당 1,400여만원에 계열사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유씨는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내 한국행 여객기에서 한국 검찰에 인계됐다. 그가 오후 3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인천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받을 예정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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