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이모(35)씨와 중고폰 매매업자 조모(34)씨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조씨와 짜고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연구용 휴대폰 8,474대를 빼돌려 8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삼성전자에 장애인 특채로 입사한 이씨는 자신이 타고 다니는 전동휠체어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연구용 단말기 관리 담당자인 이씨는 휠체어 가방에 연구용 휴대폰을 숨겨 회사를 빠져나오는 수법으로 수백 차례에 걸쳐 휴대폰을 빼냈다. 빼돌린 휴대폰은 조씨의 손을 거쳐 다시 베트남·홍콩·파키스탄 등 해외로 수출됐다.
이들이 빼돌린 휴대폰 8,474대는 정품 기준으로 총 66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조씨는 이씨가 빼돌린 휴대폰을 수출 업체에 재판매하면서 3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 거액의 빚을 진 이씨가 휴대폰 담보 대출을 받기 위해 조씨를 만나면서 시작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조씨에게 휴대폰을 구매한 수출업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