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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마빌딩은 부단히 그를 기억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이마빌딩을 관리하는 이마산업은 그간 이마빌딩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첫 작업은 이마빌딩을 설계한 홍순인씨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일이었다. 다행스럽게도 1988년 홍순인씨를 다룬 <젊은 건축가 홍순인-작품과 그의 생애>라는 책이 출판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07년께 이마산업에서 홍순인씨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책이 절판되고 없었다. 이마산업은 지방의 고서점을 샅샅이 뒤진 끝에 겨우 책을 찾을 수 있었다.
이마산업은 건축가인 홍순인씨뿐만 아니라 이마빌딩 관련 신문 스크랩은 물론이고 1983년 11월4일 이마빌딩 준공 기념 행사를 위해 만든 초대장까지 이마빌딩과 관련된 자료라면 전부 수집해두고 있었다. 이마산업의 이 같은 노력은 유별나면서도 특별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김수근씨와 김중업씨의 작품에 대한 자료도 제대로 보존되고 있지 않은 것이 한국 건축계의 현실이고 그 사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빌딩은 건축물의 역사를 수집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이마산업의 노력만큼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