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말레이 현지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보도한 김정남 사진. 피습 직후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의무실 소파에 김정남이 정신을 잃은 듯 누워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살해 당시에 현금 약 1억여원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일본 아사히신문은 말레이시아 수사기관 간부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씨가 살해 당시 현금 12만 달러(한화 약 1억 3,500만원)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현금 출처는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월 6일 말레이시아를 찾은 김정남은 같은 달 13일 자신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마카오로 돌아가려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당했다.
당시 현지 경찰은 살해 후 김정남의 소지품을 조사한 결과 김정남의 검정 가방에서 100달러 신권이 300매씩 묶여 있는 4개의 다발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거액의 현찰을 세관 신고 없이 해외에 반출하는 것은 말레이시아에서 현행법상 불법이다. 그러나 김정남은 수하물 검사 대상이 아닌 외교 여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출국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5월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포착된 김정남 모습/연합뉴스
현지 수사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은 말레이시아에서 체류하던 8일 중 5일간 북부 휴양지 랑카위에 머물렀으며, 2월 9일 랑카위에서 미국인 남성과 2시간에 걸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따르면 김씨가 만난 미국인 남성은 미국 정보기관과 연결된 인물로 파악하고 있다.수사 당국은 김정남이 의문의 남성에게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사기관 간부는 “김정남이 가지고 있던 돈이 정보 제공의 대가로 받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현지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