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방배13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방배동 조합사무실에서 열었다. 설명회에는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SK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다수의 대형 건설사를 포함한 14개사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조합은 다음달 24일까지 정식 입찰을 받은 뒤 오는 8월20일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13구역 현장설명회 14개사 참가
5구역 시공권엔 삼성물산도 관심
14구역은 롯데·호반 등 도전장
강남권 특수성, 건설사 구미당겨
방배13구역은 방배동 541-2번지 일대에 총 2,296가구(임대 포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장이다. 총 공사비가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강남권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 중 대어급에 속한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정비구역 고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등 다른 곳에 비해 이례적으로 속도가 빠르고 입지적으로 사업성이 좋다는 판단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현상금을 내걸어 부정 영업활동을 하는 건설사를 적발하려는 등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도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배동 재건축 지역 중 최대 규모인 방배5구역(방배동 946-8번지 일대)에도 시공권 쟁탈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5구역은 올 3월 기존 시공사를 교체하기로 의견을 모은 뒤 새 시공사를 찾아 나선 상태다. 이에 따른 수천억원대의 소송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논란이 있음에도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16개사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그동안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이 설명회에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5구역은 이달 말 정식 입찰을 끝낸 뒤 8월19일 총회에서 새 시공자를 선정하게 된다.
방배14구역(방배동 975-35번지 일대)에서는 롯데건설과 호반건설이 이미 도전장을 낸 상태로 다음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2만7,473㎡의 부지에 아파트 460가구를 짓겠다는 14구역의 사업계획은 구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방배동의 시공권 쟁탈전은 건설사들이 처한 상황과 방배동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국내에서 신규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마땅한 곳이 없어지는 추세”라면서 “지하철 4·7호선이 지나가고 매봉재산이 인접한 강남권이라는 조건이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서 주춤하면서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이 심해진데다 최근 주택시장의 양극화에 따라 수주의 양보다 질을 따지게 되는 상황도 방배동의 수주 경쟁을 더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과도한 경쟁 국면이 추후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배경이 된다는 지적 역시 적지 않다. 건설사의 무리한 공약이 사업 진행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건축 구역 모습. 이 지역에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 사진=이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