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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제공하는 할인혜택만 ‘쏙쏙’ 골라서 가져가는 소비자를 ‘체리피커’라고 한다. 신포도 대신 달콤한 체리만 골라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체리피커를 위해 카드사 상품별로 어떤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기도 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최근에는 이른바 ‘페이피커(‘페이’와 ‘체리피커’의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특정 상품을 구매할 때 할인율이나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뽑아 쓰는 소비자를 말한다.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내놓는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적립 혜택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내는 ‘스마트컨슈머(영리한 소비자)’라고도 볼 수 있다.
할인 적용 대상은 주로 편의점과 카페·프랜차이즈음식점·온라인쇼핑몰 등 생활밀착형 소비공간이다. 처음에는 기간을 정해두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편이었으나 할인 혜택을 받는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자 마감일을 연장하고 있다. 결제를 마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간편결제 서비스도 늘고 있다. 오보명 NHN페이코 사업실장은 “할인·적립 혜택 이벤트는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편의점·카페 등 가맹점과 비용을 분담해 실제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는 카드사와의 제휴로 할인 혜택이나 포인트 적립 등이 연동된 실물 신용·체크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035720)페이는 하나카드와 함께 제휴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를 카카오페이에 등록해 간편결제 시 금액의 25%를 깎아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았다. 네이버페이는 신한카드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실적과 상관없이 결제금액의 1%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삼성페이는 계열사인 삼성카드(029780)와의 제휴로 신용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로 삼성페이 간편결제 시 금액의 0.8%를 포인트로 돌려준다.
이처럼 고객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이 공격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익이 충분히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벤트를 위한 비용만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가 이용자를 어느 수준까지 모집하고 난 뒤에는 기존에 제공한 혜택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가장 고민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민구·조권형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