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똑바로 하셔야 답을 하죠"…박근혜 법정서 증인·변호사 거친 언쟁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받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최순실씨 변호인과 증인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날을 세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수수 재판에는 독일에서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감독을 맡았던 박재홍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삼성그룹이 유라만 지원하면 모양새가 좀 그러니 전체적으로 승마 선수들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씨측 이경재 변호사는 삼성의 정씨 승마 지원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공소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박 감독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그는 “증인 증언이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맞지 않는다”면서 “증인은 2015년 현명관 당시 한국마사회장의 허락이 없어 독일로 출국하지 못한다고 하니 최씨가 10분 후 다시 연락해 ‘현 회장의 승인을 받았다’고 증언했지만 최씨는 현 회장을 모른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감독은 “최씨가 한 증언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 따졌다. 둘 사이에 험악한 공기가 흐르자 재판장이 직접 “증인 진술 피고인 진술하고 어느게 신빙성있는지는 재판부가 판단한다”며 변호인의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날 재판에서 유독 이 변호사의 질문에 대해 수 차례 “질문을 똑바로 해야 답을 하지 않겠냐”며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이 변호사도 “실컷 다들어놓고 못 들었다고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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