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당초 은산분리에 반대했던 여당이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인터넷은행에 한해 예외를 두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은행 관련주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산분리란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최대 10%(의결권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법안이지만 경직된 법 해석 탓에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수신액 4,300억원, 여신액 4,000억원을 돌파하며 연간 수신·여신액 목표액을 다 채웠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유상증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이 인터넷은행의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섬에 따라 인터넷은행 관련 주도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한도를 34~50%로 늘리는 내용의 특례법이 계류돼 있다. 특례법 외에 제3의 절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도 “인터넷은행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려면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 한도를 높이되 일정 지분 이상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방식으로 은산 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산분리 규제 시 지분투자기업과 전자지불결제대행(PG) 업체, 신용평가 회사 등 인터넷 관련주들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출범 두 달 만에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케이뱅크의 경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당장 대주주인 KT(030200)를 중심으로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다.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로는 KT 외에도 NH투자증권(005940)·GS리테일(007070)·우리은행·한화생명보험 등이 있다. 7월 출범하는 카카오(035720)뱅크는 카카오·한국금융지주(071050)·국민은행·넷마블게임즈(251270) 등이 주주로 등재돼 있다. 인터넷은행 산업이 성장할수록 키오스크(결제·발권) 기술이 중요해지는 만큼 NHN한국사이버결제(060250)·다날(064260)·KG이니시스(035600) 등 PG 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NICE평가정보(030190) 등 신용평가 회사들도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