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설태] 공정위원장 신중행보… 현실인식? 연막작전?

▲14일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은 정교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서두르지 않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4대 그룹도 콕 찍어서 몰아치듯이 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정위의 재벌개혁 정책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재벌 저격수’라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좀 다른 것인데요, 조직의 수장이 되니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식한 것인가요, 아니면 처음부터 논란이 되는 걸 피하겠다는 연막작전인가요. 좀 지켜봐야 겠지요.


▲국민의당이 14일 이틀째 전국 지역위원회 워크숍을 이어가는 가운데 6·15 남북공동선언을 하루 앞둔 14일 ‘호남 적자’임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네요. 전날 워크숍에서는 토론을 통해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곱씹고 당의 정체성과 진로를 주로 고민했다면, 둘째 날인 이날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한 호남 적통임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당 사정 이겠지만 이제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는 더 이상 아니지 않나요.

▲정부의 부동산 투기 일제 단속에 문 닫았던 강남 중개업소들이 하루 만에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당분간 공무원 퇴근 시간에 맞춰 손님을 몰래 받을 계획도 세워놓았다는데요. 이러니 단속반이 변죽만 올리며 보여주기식 행정에 열을 올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옛말이 맞긴 맞네요.

▲학업성취도평가가 모든 학생이 치르는 일제고사에서 일부 학생만 대상으로 한 표집(標集) 방식으로 바뀝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중3, 고2 학생을 대상으로 국·영·수 시험을 보는 건데요. 당장 20일 실시되는 평가의 표집 규모는 전체 대상 학생의 약 3%로 중학교는 476곳, 고등학교는 472곳이라고 합니다. 대상 학교는 교육부가 임의로 선정했습니다. 자식교육에 열성인 우리 학부모들 성향을 생각하면 평가 학교로 선정되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이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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