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집 나가니 고생... 증권사 해외지점 30% 폐점

해외지점 운영사 2011년 3월 16곳→현재 13곳
新수익원 발굴 위해 해외 진출… 수익 악화로 폐점
“영업 노하우 부족·글로벌 IB와 경쟁 어려워”
증권사 해외지점 작년 약 45억원 당기순손실
오랜 국내 증시 정체에 실적 악화… 해외 투자 여력↓

[앵커]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로 진출했던 증권사들이 하나 둘씩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 노하우 부족 등으로 해외지점들이 생각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증시 호황으로 국내 실적이 개선되면 증권사들이 다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국내 증권사 해외 지점의 1/3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지점은 2011년 3월 말 89곳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2013년 말에는 77곳·2014년 말 69곳에 이어 올해는 57곳으로 줄었습니다.

2011년 3월 말에는 16곳의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점포를 두고 있었지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HMC투자증권 등이 해외지점을 모두 없애면서 현재는 13곳만이 해외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시장 포화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한 증권사들이 이처럼 발을 빼고 있는 것은 수익성 악화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 경력이 짧아 영업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고, 메릴린치·JP모건 같은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증권사 해외지점들은 지난해 약 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습니다.

국내 증시가 오랜 기간 정체하면서 실적이 좋지 않아 해외 진출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는 점도 해외 지점 폐쇄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의 국내 수익이 개선되면 다시 해외지점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현재 증권사들이 진출해있는 해외 12개국 중 미국과 일본·싱가포르·캄보디아에서는 적자가 났지만 인도네시아·브라질·베트남·홍콩 등 8개국에서는 수익을 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대형 IB가 출범하면 해외프로젝트 참여나 인수합병 등으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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