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코앞…활황 맞은 반도체株 더 갈까 꺾일까

외국인 이틀 연속 순매도
"내년까지 상승" 의견 많지만
"조정 받을 것" 반론도 팽팽
삼성전자 차익 매물에 횡보
SK하이닉스는 뒤늦게 강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를 앞두고 코스피가 연일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장을 이끌어온 반도체주의 향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속한 반도체 업종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주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을 전후로 지난 1년간 60% 이상 급등한 반도체주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한국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올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461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전날에도 787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된 것을 금리 인상을 대비한 자본 유출과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고 입을 모으지만 반도체주의 수급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고평가 부담이 있는 반도체주의 외국인 수급이 약해질 경우 시장 전체가 본격적인 조정 장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월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 200만원을 돌파한 후에도 거침없이 상승하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한풀 꺾인 모습이다. 13일 기준 삼성전자의 4월 초 대비 주가상승률은 9.56%였지만 이달 초에 비해서는 1.61%로 크게 둔화됐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지난 1월 말 10조4,307억원에서 지난달 말 12조9,001억원으로 높아졌지만 230만원대의 주가는 부담스럽다. 외국인은 지난 석 달간 삼성전자의 주식을 1조4,276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 추정치 기준 한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ISCI) IT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글로벌 평균인 19.7배보다 55% 할인받고 있다”며 “이는 2010년 이후 평균 할인율인 32%보다 높은 것으로 한국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높은 실적 개선 폭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있던 SK하이닉스가 실적과 도시바 메모리 인수 등의 이슈를 등에 업고 반도체 업종 상승의 뒤를 받쳐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지난달 말 기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8,466억원으로 4개월 전(1조9,337억원)보다 47.21% 상향조정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상향 전망 폭을 두 배 웃돈다. 외국인은 지난 3개월간 외국인이 삼성전자에서 차익 실현한 것과 달리 SK하이닉스 주식은 5,697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 역시 코스피가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사상 처음으로 주가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업황 호조로 연간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현재 PER는 4.6배 수준으로 전 세계 반도체 업체 중 가장 싸다”고 말했다./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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