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하반기 또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한 번만 금리를 올린 연준의 긴축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날 노동부가 지난 5월 마이너스 물가를 발표했지만 연준은 물가지표 악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경기 확장세에 주목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 강세가 지속하고 경제활동이 올 들어 지금까지 양호하게 상승해왔다”고 평가했다. 재닛 옐런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경제 진전을 반영해 금리를 인상했다”며 경기 확장세가 완만하게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경기 전망 리스크에 계속 포함됐던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문구도 삭제해 경기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연준은 특히 시장의 관심이 큰 보유자산 축소도 연내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자산 축소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진행되겠지만 비교적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매파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9월 자산 축소 개시, 12월 추가 금리 인상’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당초 시장은 금리 인상을 9월로, 자산 축소는 연말로 예상했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태도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장기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줘 금리 인상보다 긴축 효과가 큰 것으로 간주된다. 연준이 자산 축소를 시작하면 월간 미 국채 60억달러와 주택담보부증권(MBS) 40억달러 등 100억달러가량의 만기 채권을 상환받아 시중 자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 제시한 내년도 금리 인상 계획은 이날 세 차례로 유지됐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재정확대 정책에 별 진전이 없고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다가서기는커녕 뒷걸음질치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행보도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홍콩 등 달러페그제 국가들은 15일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렸으며 중국과 일본 등은 일단 현행 정책을 유지하며 눈치 보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