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5월 황금연휴와 저유가, 원화 강세 등에 힘입어 1·4분기의 부진을 떨치고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여객 부문 외에도 정보기술(IT) 업체의 수출 증가로 화물 부문의 실적 증가는 주가를 자극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에 들어서며 주가도 26.5%나 올랐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 달 전 158억원으로 추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2·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현재 39.9% 증가한 221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대한항공(003490)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5.5%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해 눈에 띄는 수치다. 연간 실적으로도 이어져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524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8.2% 증가했다. 이 같은 전망에 기관은 이달 들어(14일 기준) 하루를 제외한 8거래일을, 외국인은 이틀을 제외한 7거래일을 순매수하며 각각 88억원과 124억원을 사들였다. 이 날 주가는 전일보다 1.36% 하락한 5,810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눈높이를 끌어 올리는 것은 지난달 황금연휴와 최근의 해외여행 수요 등에 힘입어 여객 부문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형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2·4분기는 여객 부문의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5월 황금연휴 효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강세로 유상여객킬로미터(RPK·유상승객 수와 비행 거리를 곱한 거리)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동남아 노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노선의 경우 지난해 테러로 인한 대기수요 급증과 유럽 지역 선호로 2·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0% 증가한 1,24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동남아 노선의 경우 중국 노선 공급 축소에 따른 대체노선 증편 효과와 노선 특가 판매 이벤트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화물 부문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폰·반도체 등 IT 산업 호황에 따른 항공화물수요 증가로 1·4분기 화물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2,98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삼성 갤럭시S8 출시에 따른 휴대폰 부품 수요와 화물 운송단가 등이 증가한 만큼 2·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증가한 3,0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영업수익이 지난해(1조1,155억원)보다 증가한 1조2,33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도 긍정적이다. 먼저 1·4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슈가 3·4분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비중이 18%로 전체 항공사 중 가장 높아 사드 보복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박 연구원은 “4월까지 지속됐던 사드 보복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점차 완화되고 있다”며 “3·4분기부터 사드 보복 완화에 따른 대기수요로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더해 9월 말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원화 강세와 저유가 등 항공업을 둘러싼 환경도 좋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항공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119억원 상승하는 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141억원 감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 연구원은 “달러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가 미국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인데다 글로벌 국가들의 경기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우호적인 환율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당분간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연료비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