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에 자리한 중소기업기술지킴센터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회원사로 등록된 중소기업의 전산망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김정욱기자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에 자리한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산하 중소기업기술지킴센터. 1층 상황실 대형모니터에 빨간색 경고등이 들어오자 직원들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의 핵심 정보망에 담당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접속했다는 신호였다. 회사의 정보유출을 의심한 센터 직원들은 즉시 해당 기업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내부 전산망을 모두 차단할 것을 권고했다. 회사 내부조사 결과 한 달 전 퇴사한 직원이 자신의 전산망 아이디가 아직 삭제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제품 제조기술을 빼내기 위해 정보망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억원대 가치가 있는 제조기술은 다행히 유출되지 않았고 해당 회사는 수년간 연구해온 자산을 지킬 수 있었다.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지원센터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사범 검거 건수는 2015년 98명에서 지난해 114명으로 늘었다. 검거 인원도 같은 기간 301명에서 326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검거 건수와 인원은 2012년(140건, 398명) 이후 최대 규모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핵심정보와 기술 보호에 고민이 많은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술지킴센터를 찾는다. 2011년 11월에 문을 연 센터는 인터넷 등 전산망을 통해 기업의 컴퓨터나 서버에 대한 공격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신속하게 조치를 해준다. 현재 전국 6,000여개 중소기업이 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센터의 심장부인 상황실에는 대형모니터가 설치돼 있고 요원 10여명이 자신의 PC와 대형모니터를 통해 회원사의 전산망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대형모니터에는 해킹 등을 시도하는 실시간 상황이 그래픽으로 표시되고 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미국 등 해외로부터의 공격상황도 나타난다. 센터는 개소 이후 지난달까지 회원사에 총 3만7,154건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이를 통보했다.
강원선 중소기업기술지킴센터장은 “기업의 핵심기술과 정보를 빼가는 사람의 상당수는 내부직원”이라며 “외부 해킹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감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