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권에 따르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온 만큼 이에 적합한 투자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자산가들의 문의가 PB(프라이빗뱅커)들에게 빗발치고 있다. 현재 PB들이 주로 추천하는 투자 상품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지난해부터 높은 인기를 끈 뱅크론 펀드가 제일 첫 번째로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뱅크론 펀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융회사가 신용등급채권(BBB-) 이하 기업에 운용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채권(뱅크론)’에 투자하는 방식인데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시기에 이자 수익을 얻는 데 용이하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뱅크론펀드에 올 들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을 만큼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기에 주목하는 상품이다. 황영지 신한은행 PWM이촌동센터 PB팀장은 “작년 말 수익률이 정점을 찍었고 이미 오를 만큼 오르긴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예정인 만큼 내년까지 1년 수익률이 5%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베트남, 인도 등 포스트차이나로 불리는 신흥국 관련 펀드들도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추천 목록에 합세했다. 신흥국 증시가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이 오히려 신흥국 기업들에 대한 수출여건 개선으로 인식되면서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금리가 인상될 시 고금리를 쫓아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그 중 아시아 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황 팀장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6개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최근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개월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관련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에는 달러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 PB들이 많았다. 보통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가치가 올라가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난해 말 이미 시사했던 만큼 이에 대한 결과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상품의 경우 이미 오를 만큼 올라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