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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한 명화와 현재의 만남이 펼쳐지는 곳은 김홍식의 작품 속.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마노에서 그의 개인전 ‘미술관에서의 대화(Dialogue in Museum)’가 열리고 있다.
작가가 직접 유럽 유수의 미술관을 다니며 촬영한 사진을 근간으로 한 작품들로, 흑백 이미지에 금색과 한 두 가지의 원색이 들어있다. 작품 속 작품과 대구를 이루듯 비슷한 금테 액자까지 둘렀다. 날렵한 사진이 색으로 강렬하게 각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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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걸작을 규정하는 미술계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의문은 이 시대의 예술소비 현장을 그대로 포착했고 과거를 반추하면서 현재의 행태를 반성하게 한다. 작품 제목은 ‘미술관의 산책자’. 19세기 도시화 과정에서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을 가리킨 프랑스어 ‘플라뇌르(Flaneur)’를 그대로 사용해 공존하는 사람들 간의 ‘다른 생각’을 파고들었다. 특히 최근작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는 대신 휴대폰과 카메라로 작품을 보고, 직접 소통하는 게 아니라 모바일 기기로 다른 사람들의 작품평을 찾아보는 관람방식이 인상적”이라는 작가의 발견이 여실히 드러난다.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판화를 공부해 스테인레스 스틸 위에 포토에칭 기법으로 부식시켜 사진을 찍어내고 우레탄을 뿌려 지속성 있는 표면으로 다듬는다. 금색과 갈색을 넣어 오래된 액자 느낌을 더하고, 붓질로 빨강·파랑 등의 색을 넣기 때문에 판화지만 회화같은 ‘유일성’을 갖는다. 광택나는 소재라 빛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 분위기도 달라진다. 23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