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되는 SBS ‘SBS 스페셜’에서는 ‘옴니버스食 다큐멘터리 더 잘 먹는 법’ 편이 전파를 탄다.
▲ 요리의 종말
쏟아지는 음식의 유혹과 차고 넘치는 음식 정보, 바야흐로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 그 안에서 여러분은 잘 먹고 계십니까?
‘먹기 위해 사는 여자’ vs ‘살기 위해 먹는 남자’
“일어나면 오늘 뭐 먹지? 오늘 뭐 먹지라는 생각은 항상 해요.”
정민 씨의 하루는 맛집 검색으로 시작된다. 지역불문, 종류불문, 오로지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잘 먹는 그녀에게 먹는다는 건 행복이다.
정훈 씨의 하루 음식 섭취량은 고작 1800kcal. 식빵, 단백질 쉐이크, 치킨 한 조각으로 하루를 버티는 그는 이른바 가성비를 위한 식사 실험 중이다. 맛있는 음식이 뭔지 잊어버렸다는 그에게 맛 보다 중요한 건 무엇일까.
▲ 쓰레기를 먹다
“이 나라에서는 많은 것들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그에 대항하는 저의 방식이에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식품의 3분의 1이 곧장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매년 3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음식을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데이비드의 부엌은 쓰레기통에서 꺼내온 식재료로 가득하다. 번듯한 집과 직업을 가진 그는 일명 덤스터 다이버(Dumpster Diver: 유용한 물건을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사람). 과소비와 낭비에 대항하는 그의 방식은 버려진 것들을 주워와 재사용하는 것이다. 어두워진 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그를 김원태PD가 따라 나섰다.
▲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라
“우리의 앎은 냉장고 문을 열면 식재료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멈추었다. 각각의 식재료마다 성격이 다르고 보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음식들, 정체모를 검은 봉지, 언제 넣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반찬통들.
언제부턴가 냉장고는 음식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위기에 처한 부모님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라! 딸 류지현 씨가 냉장고 없던 시절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산골 할머니는 이미 냉장고와 사랑에 빠져버렸는데.
어느 샌가 부엌의 주인이 되어버린 냉장고. 이를 줄이기란 불가능한 것일까?
▲ 중식이가 먹는 법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먹고 사느라 먹을 시간이 없는 것도 흔하디흔한 일이 되어버렸어요.”
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중식이는 중식이 밴드의 보컬이자 작곡가이다. 할 일 많은 중식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라면. 맵고, 짜고, 달수록 맛있는 음식이라 말하는 그가 요리를 시작했다. 인정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함도 아니다. 그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마음가는대로 요리하는 중식이의 먹는 법은 어떤 모습일까.
▲ 할머니의 레시피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사연이 나오더라고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해주신 갓김치가 너무너무 생각이 난다는 거”
3년 전 우연히 들었던 라디오를 계기로 서경종 씨는 할머니의 레시피 기록을 결심했다. 그 첫 번째는 박숙희(91) 여사의 ‘갱시기‘. 이름도 생소한 그 음식은 배고프던 시절 경종 씨 가족의 배를 채우던 따뜻한 한 끼였다.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항상 내 강아지 내 강아지 하면서 저를 보듬어주시던 기억이 되게 강한 것 같아요 ”
양인영 씨는 할머니의 음식을 다신 못 먹는다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난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할머니 요리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의 의미이다.
영원할 것만 같은 어머니의 어머니 요리 기록이 시작된다.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