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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반도 안보현황 등을 논의하며 사드 배치 지연에 따른 논란에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이날 회의에서는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워싱턴을 찾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의 국내적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미 측에 요청한 것을 반영한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차라리 (사드를) 빼라”고 말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 실장이 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하고 “정부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며 긴급히 진화에 나선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접한 뒤 상황이 긴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6일 미국 방문 중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말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 특보는 학자의 입장에서 한 언급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드를 배치할 시 국내법적 절차를 밟을 것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극명한 가운데 이달 말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와 관련된 양국의 입장 차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두 정상의 공동합의문에 이 사안이 포함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