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 정보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적국의 선거 개입이 다반사고 디도스 공격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등 온오프라인으로 정보전쟁 전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핵과 ICBM의 위기에 직면한 한반도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국가정보기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 학계로 진출해 연구활동을 하는 이일환 동아대 교수로부터 국가정보기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볼 만한 책 세 권을 추천받았다. ‘국가정보의 이해-소리 없는 전쟁(아브람 N 슐스키, 캐리 J 슈미트 공저, 명인문화사 펴냄)’ ‘공작-한국의 스파이 전쟁 60년 통일을 만드는 길(이정훈 주간동아 편집위원 지음, 글마당 펴냄)’ ‘스파이처럼 일하라(J C 칼레슨 지음, 흐름 출판 펴냄)’이다. 이 교수는 31년간 국가정보기관에서 활동하며 정보단장·대변인·부산지부장 등을 지냈고 현재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정보기관과 언론’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고 현재 국가정보학회 부회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국가정보의 이해-소리 없는 전쟁’은 정보활동과 관련된 일반적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한편 각각의 논의 주제와 관련된 풍부한 사례를 알기 쉽게 제시했다. 정보의 기본요소들과 그들 간의 상호 작용, 비밀스러운 정보활동과 민주적인 정부 및 사회 간에 존재하는 갈등도 다루고 있다. ‘정보활동과 민주주의’ 편은 한국 정보기관이 직면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작-한국의 스파이 전쟁 60년 통일을 만드는 길’은 정보기관 전문기자인 이정훈 주간동아 편집위원이 ‘동네 국정원’이라는 혹평을 받아온 국정원의 성공적인 공작사를 흥미롭게 서술했다. 저자는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보기관 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로 유명하다. 저자는 전쟁 없이 통일하는 방법으로 ‘정보의 객관적 활용을 통한 통일’을 주장한다.
‘스파이처럼 일하라’는 실제 CIA 여성요원이었던 작가가 쓴 책으로 누구나 관심만 가지면 현실에 적용해 응용할 수 있음을 실증한다.
이 교수는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정권 교체기마다 개혁의 도마 위에 올라 반신불수가 돼왔다. 개혁이라는 대세는 피할 수 없지만 방향은 정보 장성(長城) 허물기가 아니라 재생으로 가야 한다”며 “9·11테러 이후 부시가 대실책을 한 CIA나 FBI를 폐지하기보다 DNI라는 통합기구를 만들어 정보의 오류를 보완한 조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