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친환경 먹거리 손쉽게 산다

서울시 '마스터플랜' 발표
25개 자치구 공공급식센터 설치
농촌과 1대1 직거래 시스템 마련
내년 구청 등 10곳에 과일자판기
농축수산물 안전성 검사도 강화

서울시가 20일 선보인 과일자판기. 경북 청송의 사과를 직송해서 판매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20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 입구에 이색적인 자판기가 전시됐다. 경북 청송에서 수확한 사과를 판다고 적혀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과일자판기’의 견본이다. 시민들은 동전을 집어넣고 청송사과를 꺼냈다. 서울시는 국내산 청정 과일과 채소를 쉽게 살 수 있는 과일·채소자판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구청과 지하철역 등 내년 10개소에서 설치를 시작한다.

서울시가 ‘친환경’을 키워드로 시민을 위한 건강한 먹거리 강화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날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시장이 직접 이 같은 내용을 담아 2020년까지 추진할 ‘서울 먹거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전국 주요 농촌과 서울 자치구를 짝짓는 도농상생 시스템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오는 8월 ‘서울시 먹거리 기본 조례(가칭)’를 만들어 마스터플랜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복지시설 7,338곳으로 친환경 급식을 확대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초·중·고등학교 위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해왔다. 이것을 서울 전역의 어린이집으로 확대, 우리 아이들이 친환경 식자재로 만든 안전한 음식을 먹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친환경 식자재를 절반 이상 구매하고 있는 어린이집은 22%에 불과하다. 이번 마스터플랜에 해당되는 서울의 어린이집은 6,380곳(국공립, 민간, 가정어린이집 포함)이고 해당 어린이는 22만9,000명이다. 또 점진적으로 모든 아동·노인 시설이 친환경 급식을 도입하도록 했다.

박 시장은 “1995년부터 20년간 물가가 82% 오르는 동안 어린이집 급식 단가는 1,745원에 묶여 있었다”며 “적정 단가가 2,200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는 25개 자치구에 ‘공공급식센터’를 설치한다. 각 자치구는 농촌과 1대1로 계약을 맺어 ‘생산(산지 생산자)·유통(자치구 공공 급식센터)·소비(서울시민) ’로 이어지는 직거래 시스템을 마련한다. 공공급식센터가 산지에서 친환경 식자재를 공수한 뒤 이를 소비처로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기존 5∼7단계 유통구조가 3단계 직거래 방식으로 줄어 건강한 식재료를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시는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은 농촌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공급받고 동시에 농촌경제는 활성화되는 일석이조”라며 “최근 1호 협약을 맺은 강동구·완주군에 이어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먹거리 강화의 연장선으로 시는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농·축·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강화한다. 잔류농약 검사항목도 기존 285종에서 340종으로 늘리고, 도매시장 안전성 검사도 연간 1만8,000건에서 2020년까지 2만8,000건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과일자판기 같은 과일·채소 판매시설을 공공시설에 2020년까지 총 50개소까지 확대 설치한다. 대신 청소년 이용시설에는 ‘고열량, 저영양’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재원으로 서울시는 먹거리마스터플랜에 올해 428억원, 내년에 761억원 등 2020년까지 총 3,32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민정·최수문기자 jeong@sedaily.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친환경 급식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먹거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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