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이 내달 5일 이 부회장 재판에서 증인 출석이 예정된 가운데 그에 앞서 이 부회장이 먼저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선다.
이 부회장이 증인 소환에 응하면 2016년 2월15일 청와대 안가에서 3번째 비공개 독대를 했던 두 사람이 1년 4개월여 만에 공개 법정에서 대면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서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 달 3일 오후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 앞서 이달 26일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들을 한꺼번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재판부가 이같이 증인 신문 일정을 조정한 것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
전날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법정 증언이 자칫 자신의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특검이 주장하는 사실과 달라 자신이 위증 혐의로 추가 기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며 증언을 거부하고 나섰다.
검찰은 “어차피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회장을 불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신문에 대해서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겠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삼성 관계자들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실질적인 증인 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검사들의 의견을 믿고 반대 신문을 준비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