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대출금리 일제 인상...주담대도 꿈틀

美 금리인상에 0.01~0.02%P ↑

미국 금리 인상 여파에 은행들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슬쩍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도 곧이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내 금리 인상론이 나오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은행들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폭탄’이 멀지 않았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신용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금리 인상의 신호탄인 만큼 주담대 등 다른 대출상품 금리 인상도 곧이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EB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행복투게더프리미엄주거래 우대론’의 금리는 지난 15일 연 3.314∼4.514%였으나 20일 현재 3.318∼4.518%로 올랐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15일 이후 금리 인상을 바로 반영한 것으로 지난달 말 같은 상품의 금리가 3.301∼4.501%였던 점을 감안하면 20여일 만에 이자율이 0.017%포인트 오른 것이다.


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신나는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1등급 고객 기준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12일까지 3.37∼3.77%를 유지했지만 20일 현재 3.39∼3.79%로 0.02%포인트 높아졌다.

대출금리의 바로미터인 금융채가 오르면서 금리 인상 도미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9일에는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06%였지만 20일 현재 2.08%를 기록했다. 같은 신용 조건을 지닌 고객이 열흘 차이로 0.02%포인트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게 되는 셈이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융채 6개월물과 1년물도 같은 기간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씩 올라 1.39%와 1.53%를 기록했다.

주담대 인상 역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의 5년 고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아직 인상 기류가 없지만 코픽스가 오른 만큼 곧 시중은행 주담대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이달 15일 발표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47%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상승했고 16일부터 이를 반영해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0.01%포인트씩 일제히 올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오름에 따라 인상분이 반영돼 상품별 이자가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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