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기상장비 입찰 방해 혐의 기상청 직원 무죄 확정

특정 민간기상업체가 납품한 장비 성능이 부적합 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경쟁사 제품의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상청 직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기상청 직원 연모(49)씨 등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항공기상청 과장인 연씨와 박(58) 전 한국기상산업진흥원 팀장은 김포와 제주 공항에 설치된 바람탐지 장비인 ‘라이다’(LIDAR)의 도입 과정에서 감리업체의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는 조건을 업체에 요구하며 입찰을 방해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연씨가 충족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경쟁사의 검수·검사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당시 도입과정에서 국내 민간기상업체인 K사가 수입한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의 장비와 국내 수입업체 W사가 수입하는 록히드마틴사의 제품이 입찰에 나섰다.

1,2심은 “두 가지 성능 조건 중 어느 하나만 충족한다는 건 적절한 기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들의 행위가 입찰의 공정을 해쳤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씨가 국내 수입업체 대표에게 입찰제안서 평가위원회의 실명과 소속 등을 전달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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