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M
발단은 22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로부터 시작됐다. ‘뉴이스트 백호(강동호) 성추행 피해자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에는 8년 전 학원 차량 안에서 강동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적혀있다. 더불어 해당 글쓴이는 학원에서 집으로 가는 이동 동선을 그림이나 지도로 표시를 하는가 하면, “학원 차 옆자리에 앉은 강동호가 내 교복 위로 가슴과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 내 다리를 강제로 벌려 성기를 만졌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글쓴이는 최근 강동호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시도한 증거와 함께 당사자인 강동호와의 통화 녹취 영상까지 올려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소속사 측은 “허위사실 및 악의적인 인신공격성 비방, 댓글, 게시글 및 이의 복사, 유포 등을 통한 확대 재생산 행위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물론 모든 불법 사례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법률적 조치를 취하여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논란의 불씨를 더 키우는 형국이 됐다. ‘허위사실’과 ‘강력 대응’이라는 단어로 해당 논란은 사실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설명했지만, 이는 강동호를 위한 공식입장이라기 보다는 마치 소속사에서 사전에 준비해놓은 위기에 따른 공식 매뉴얼을 그대로 발표한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그만큼 몇 줄의 짧은 소속사 측의 답변으로 논란을 갈무리하기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글이 너무도 상세했고 사안이 예민했다. 이 순간 가장 대중들이 원했던 답변은 ‘강경대응’이라는 방침에 앞서 구체적인 해명이었다. 만약 강동호가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억울한지 대중들에게 읍소해야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소속사 측이 애매하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는 동안 사건은 2차 피해자까지 양산했다. 논란과 관련한 기사 및 게시물들이 폭주하면서 같은 뉴이스트 멤버들뿐만 아니라, ‘프듀’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연습생과 강동호를 언급했던 황치열의 과거 인터뷰까지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줄줄이 끌어올려지며 ‘조회수’를 위한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물론, 이는 당사자인 강동호와 피해 여성에게도 다르지 않다. 논란이 커지자 강동호의 SNS에는 ‘응원했던 팬으로 실망감이 크다’, ‘빨리 피드백 해라’, ‘회피하지마라’부터 시작해 입에 담기 힘든 원색적인 비난까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왜 하필 8년이나 지난 시점인 지금에서야 사건을 공론화 시켰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프듀’의 인기를 악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만약 정말 해당 여성이 주장하는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이는 그가 겪었던 8년 전의 끔찍했던 기억에 네티즌들에게 겪은 수모까지 더해져 상처를 키우고 있는 꼴인 것이다.
강동호 역시 ‘프듀’를 통해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만큼, 진위여부를 막론하고 논란에 휘말렸다는 자체에 이미 그의 이미지는 흠집이 날대로 났다. 앞서 논란에 휘말렸던 다수의 연예인들의 사례만 봐도, 법적 공방을 통해 혐의에서 벗어났다 해도 논란 그 자체만으로 낙인 아닌 낙인이 찍힐 때가 많았다.
때문에 소속사 측은 해당 여성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근거와 함께 강경 대응을 행동으로써 보여줘야 할 것이고, 설사 논란이 모두 사실일 경우에는 대중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강동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를 하기에는 강동호 뒤에는 소속사 측이 지켜야 할 김종현과 아론, 최민기 더 나아가 워너원 활동을 시작하는 황민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사안이 단순히 강동호 개인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뉴이스트라는 팀의 행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소속사의 신중하면서도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되는 순간이다.
한편, 강동호가 소속된 그룹 뉴이스트는 워너원 멤버로 선발된 황민현을 제외한 4인조로 하반기 컴백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