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 결제 취소가 뒤늦게 적용되면서 전월 실적에 마이너스로 반영해 적립이나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혜택이 주어지는 최소 전월 실적이 30만원인 카드로 평소 한달에 40만여원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별 일이 없으면 항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지난달 중순경 20만원 결제한 것을 월말에 취소한 경우다. 이때 결제 취소가 카드사에 반영되기까지는 전표 수집 등의 이유로 3~5일이 걸리기 때문에 취소는 이번달에 이뤄지게 된다. 카드사들 대부분은 이런 경우 20만원을 이달 실적에 마이너스로 반영하고 있다. 그 전달 실적에 20만원이 반영된 채로 결산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 지난달에 취소분을 제외하고 40만원을 썼고 이번달에도 40만원을 썼다 해도 이달 실적은 20만원에 그치게 된다. 결국 다음달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러한 실적 계산 방식이 카드 결제 취소를 악용하는 ‘체리피커’를 방지하지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실적 하한을 넘기기 위해 일부러 결제를 했다가 실적 결산이 끝난 시기에 취소하는 악성 소비자가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막기 위해 결제 취소분을 마이너스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이러한 취소 실적 적용과 계산법을 그때 그때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카드사들은 상품설명서나 홈페이지에만 안내할 뿐 개별적인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적에 문제가 없는 소비자가 전화로 항의하면 부가서비스를 살려주는 소극적인 응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소비자가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넘어가면 카드사들은 혜택 비용을 아끼는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사 이익을 위해 알고도 소극적으로 나오는 카드사의 대처에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