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도 다소 특수한 이유가 있다. 노인이 많이 몰려 있어서 1분위의 병원 이용액이 많다는 것이다. 건보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1분위에는 노인과 단독가구가 많고 2분위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30대 직장인이 많아 보험급여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큰 틀에서 보면 벌이가 많을수록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병원도 자주 가 혜택을 많이 받은 셈이다. 실제 의료 미이용자 비율을 보면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보험료 하위 20% 세대의 인구 554명 가운데 의료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46만명으로 전체의 8.4%다. 반면 상위 20% 세대의 인구 1,058만명 가운데 의료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56만명으로 비율로는 5.3%밖에 안 된다. 이는 가입 형태로 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회사에서 50%를 대주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의료 미이용자 비율이 1분위는 6.1%, 5분위는 4.6%인데 지역가입자는 1분위가 무려 15.6%, 5분위는 7.1%에 달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저소득층은 돈이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한다”며 “기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도 돈을 많이 내는 이들이 많은 혜택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