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1864~1951)은 급진개화파의 1884년 갑신정변 주동자 가운데 한 명이다. 정변은 개화파의 무능과 외세(중국)의 간섭으로 실패로 끝난다. 서재필은 일본으로 도피하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뒤에 남은 그의 집안은 멸문지화의 참사를 당한다. 1895년 10여년 만에 귀국했을 때 그는 조선 문명과 거리를 둔다. 이때 그를 가장 유명하게 해줄 ‘독립신문’을 창간한다. 하지만 그는 미국인(미국명 필립 제이슨)이었다. 죽을 때까지 미국 시민권에 집착한다. 선의를 몰라주고 또 박해한 조국에 환멸을 느꼈을까. 그가 주장한 독립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일 뿐 미국·일본에 대한 ‘의존’이었음은 역사의 불행이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 자리한 그의 동상이다./글·사진=최수문기자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