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진원지인 원촨(汶川)현으로부터 불과 40여㎞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시골 마을 전체를 덮쳐 100명이 넘는 주민이 희생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24일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규모 산사태로 25일 오후까지 10명이 숨지고 93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6시께 쓰촨성 아바(阿패<土+覇>) 티베트족·강(羌)족 자치주의 마오(茂)현 뎨시(疊溪)진 신모(新磨)촌에서 산사태로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면서 주말 이른 시간 잠에 취해있던 산골 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통신은 산사태로 주택 62가구가 매몰됐으며, 수색 작업을 통해 흙더미 속에서 3명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총력을 다해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라고 직접 지시했다. 아울러 2차 재해 발생에 대비하는 한편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를 각별히 보호하라고 주문했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산사태와 관련,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중장비를 갖춘 수색구조팀과 경량 구조팀·소방·의료인력 등 3천200여 명을 투입해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생명 탐지장비와 탐지견 등을 동원한 밤샘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된 3명은 1개월 된 아기 울음소리로 새벽 5시 30분께 잠에서 깬 덕분에 산사태가 발생했음을 감지하고 탈출을 시도했던 챠오따솨이(喬大帥 26)씨 일가족이다. 차오 부부와 아기는 진흙 속에 묻힌 채 겨우 머리만 내밀고 있다가 5시간 만에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진흙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차오 씨 일가족은 마오현 인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차오 씨의 3살짜리 딸을 포함한 나머지 가족의 생사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오 씨는 “아이 기저귀를 갈아준 후 밖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갑작스레 정전됐다”며 “불길할 예감이 들어 문으로 달려갔으나, 문은 이미 진흙과 돌로 막혀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모촌 사람들은 이전 거주지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우려에 따라 1976년 현 거주지로 이주해 두 구역으로 나눠 살고 있었다.
산사태가 발생한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 사는 110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110명은 전날 밤 인근 학교로 대피했으나, 비가 더 내리면 2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산사태로 해당 지역의 수로 2㎞가량이 토사에 가로막히고 도로 1천600m가 유실됐다. 흘러내린 흙더미는 1천800만㎥에 달하며, 산사태의 최대 낙차도 1천600m에 달했다.
전날 산사태는 지난 21일 이후 중국 대부분 지역이 증수기(增水期)에 접어들면서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산사태가 비 때문에 발생한 것 같다면서 이런 산악 지역은 지질학적 재해를 입기 쉽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기상 당국은 중국 남부에 최근 집중 호우로 수십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피해가 속출하자 25일 폭우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 당국은 푸젠(福建)성, 후난(湖南)성, 윈난(雲南)성, 저장(浙江)성에 25일과 26일에 더 많은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